[트리거 워닝 Trigger Warning]
본 공연은 일부 장면에 폭력 및 살인에 대한 직, 간접적 묘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한 극의 흐름상 성적 묘사와 흡연 장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공연도중 발생하는 수증기는 인체에 무해하오나
공연 관람에 불편이 있을 수 있으니 관객여러분의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 예매 및 관람 시 참고 부탁드립니다.
<아이히만, 암흑이 시작하는 곳에서>는 반복되는 역사에서 발견되는 동시대 문제를 탐구하며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탈리아 극작가 스테파노 마시니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다. 이 작품은 수백만명의 유대인 학살 계획을 세우고 구조화해 이를 가능하게 한 나치 SS중령 아돌프 아이히만과 정치 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예루살렘 재판 심문 회의록, 절차, 독일 및 유대 역사를 바탕으로 한 인터뷰 형식의 대화다. 아이히만은 겁 많고 소심하며 권력과 일 중독에 빠진 흙수저다.
그저 자신의 승진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가졌을 뿐이다. 승진에서 다른 승진으로, 명성과 월급 등을 위해 단계적으로 변해가는 아이히만에게 한나 아렌트는 끈질기게 질문한다. 그러나 아이히만은 거대한 조직 속의 관료로서 국가의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면 항변하다. 아이히만은 폭력을 계산하고 디자인해서 ‘최종해결책’으로 구현하는 과정을 한나에게 이야기 한다. 끔찍한 학살을 실행시킨 아이히만이 괴물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는 사실에 한나는 놀란다.
결국 아이히만은 정치 철학자 한나 아렌트에게 자신의 속살을 드러내는데..
[작품 소개]
변역·드라마터그 글
<암흑의 근원지는?>
작가 스테파노 마시니는 정치 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1963년에 남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영감을 받아 조사한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아이히만, 암흑이 시작하는 곳에서>를 극작했습니다. 연극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과 결을 같이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아렌트의 대척점에 서서 ‘악의 평범성’을 저격합니다.
실제 한나 아렌트와 아돌프 아이히만은 피고-방청자로 법정 한 공간에 있었을 뿐, 대화를 한 적이 없었습니다.
1960년, 아르헨티나의 자동차회사에서 일하는 이탈리아계 중년 남자가 이스라엘 비밀정보기관 모사드에 의해 체포되었습니다. 가면 속 그는 수백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할 계획을 가능하도록 실행시킨 나치 친위대 중령 아돌프 아이히만이었습니다. 작가 마시니는 예루살렘 심문 회의록, 절차, 독일 및 유대 역사, 아렌트의 에세이에서 조각들을 찾아 전례 없는 대화록을 완성합니다. 본 희곡은 학살을 계획하고 구조화시켜 구현하는 아이히만과 정치 철학적으로 이를 분석하는 아렌트의 인터뷰 형식입니다. 앵무새처럼 반복된 대답을 되풀이하는 아이히만은 겁먹은 소심한 부르주아, 권력의 일 중독에 빠진 새벽형 흙수저, 승진희망자의 간절한 희망 구절 등에 자신을 빗대어 체계적으로 항변합니다.
마구간, 극장, 폭동, 승진, 안락의자, 명성, 돈으로 천천히 구성되는 ‘최종해결책’의 그림은 체계적인 거대한 조직입니다. 아이히만은 괴물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 관객은 더욱 무섭습니다. 정치 철학자의 질문에 사로잡힌 그는 점점 속살을 드러냅니다. 이름만으로도 공포를 불러일으키며 세상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이 남자가 어떻게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평범한 사람일 수 있나요? 모순적이고 피상적이며 서투른 무대 위 아이히만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우리와 비슷해 보입니다. 결국, 악이 형성되는 것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의심하지 않는 생각 없는 삶. 의심 않는 이유는 많습니다. 義, 忠, 正, 友, 孝…
중요한 것은 평범한 아이히만이 유일한 ‘악’의 근원이 아니라는 겁니다. 신성한 명분으로 무의식적인 복종을 강요하고 반대에는 좌표찍어 증오와 혐오를 조장하는 사회적 메카니즘도 섬뜩한 악의 근원입니다.
극작가 마시니는 곧바로 정곡을 찌릅니다. 그는 90 여분을 간결하지만 강력한 방식으로 악의 진부함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공포가 항상 괴물 뒤에 숨어 있지는 않습니다.
때때로 괴물은 우리의 존경할만한 이웃입니다. 때때로 우리가 결정을 내리지 못할 때, 어쨌든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가 참견하지 않아도 된다고 스스로 말할 때
괴물은 우리 자신입니다. 그곳이 바로 암흑이 시작되는 아이히만의 심장입니다.
황승경
[연출 소개]
이 은 준
2001년~2002년 국립극단 연출부 연수단원 수료
2002년~2014년 극단 골목길 상임연출
2014년~ 현재 극단 파수꾼 창단, 대표
-작품
<속살><페드라의 사랑><불씨><괴벨스 극장><도장 찍으세요><세일즈맨의 죽음>
<택배왔어요><말로는 다 할 수 없는 말><정의의 사람들><분노 하세요!>
<율구(燏區)_빛이 공평하게 나뉜 곳><친절한 에이미 선생님의 하루><베이비 박스>
<7분><당신이 밤을 건너올 때>
-수상
2011년 제 23회 거장국제연극제 은상 <속살>
2016년 올해의 연극 BEST3 <괴벨스 극장>
2018년 제55회 동아연극상 신인 연출상 <율구>
2022년 제43회 서울연극제 우수상 <7분>
기획: 두산아트센터, 극단 파수꾼
제작: 극단 파수꾼
작: 스테파노 마시니(Stefano Massini)
번역 · 드라마터그: 황승경
연출: 이은준
출연: 차유경 김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