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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 샌정또 하나의 기둥 2017.04.12 ~ 2017.05.27두산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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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들의 광장 썸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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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기둥 썸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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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들의 광장
홍범

기억들의 광장

2017 호두나무, LED, 초음파 센서를 이용한 구동장치 각 320×80×80cm

또 하나의 기둥 Press Release Image

오프닝 리셉션: 2017년 4월 12일 오후 6시~8시

관람시간: 화수목금 10:30~20:00 / 주말 및 공휴일 10:30~19:00 / 월 휴관
장소: 두산갤러리 서울, 서울 종로구 33길 15 두산아트센터 1층
무료관람 / 문의: 02-708-5050

 


두산갤러리 서울은 '두산인문극장 2017: 갈등'의 기획전시 《또 하나의 기둥》을 4월 12일부터 5월 27일까지 개최한다. 개인의 내면에는 무수한 고민과 모순된 감정의 소용돌이가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종종 고립되어 있다고 느낀다. 그러나 개개인의 감정이 외부로 드러날때 때때로 타인과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우리'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는 한 개인의 내면에서 혹은 대중 속의 한 개인으로서 대립하기도 하고 연대하기도 하는 우리의 모습을 '기둥'이라는 은유적 공간의 안과 밖을 통해서 경험하게 될 것이다.


"광장은 대중의 밀실이며 밀실은 개인의 광장이다. 인간을 이 두 가지 공간의 어느 한쪽에 가두어버릴 때, 그는 살 수 없다. 그럴 때 광장에 폭동의 피가 흐르고 밀실에서 광란의 부르짖음이 새어나온다. 우리는 분수가 터지고 밝은 햇빛 아래 뭇 꽃이 피고 영웅과 신들의 동상으로 치장이 된 광장에서 바다처럼 우람한 합창에 한몫 끼기를 원하며 그와 똑 같은 진실로 개인의 일기장과 저녁에 벗어놓은 채 새벽에 잊고 간 애인의 장갑이 얹힌 침대에 걸터앉아서 광장을 잊어버릴 수 있는 시간을 원한다."
-최인훈의 <광장> 중


전시장 안에는 일곱 개의 기둥이 있다. 두 개의 흰 사각 기둥은 원래 공간에 있었던 것처럼 보이며 그 내부에는 또 다른 공간이 있고, 그 안에는 작가 샌정의 작은 그림이 걸려 있다.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갈 정도의 좁고 고립된 공간 안에서 그림을 만나는 경험은 관객에게 작가의 세계를 뚫고 들어가 그 내면을 마주하게 하는 일종의 장치이다. 샌정은 회화의 근본적인 의미를 탐구하며 개인의 오랜 사유의 시간을 그림에 담아 왔다. 생각의 흔적이 머무는 곳이기도 하지만 아직 만나지 않은 다른 세계를 담는 틀인 회화를 통해 시간을 초월한 대화를 가능케 한다. 갤러리 외부에 설치된 그의 벽화와 그림은 전시장 안의 흰 사각 기둥에 대응하는 윈도우 공간 안에서 보다 입체적이고 확장된 형태로 그의 내밀한 내면의 모습을 드러낸다.


다섯 개의 기둥은 각각 다른 모양과 소리, 빛을 발산하며 두 개의 사각 기둥의 주변을 배회하며 관객을 조우한다. <기억들의 광장>(2017)이라고 붙여진 이 움직이는 기둥들은 작가 홍범이 표류하는 공간과 장소에 대한 기억을 담은 설치작품으로, 개인의 기억과 사회의 기억이 혼재되어 서로 연결되기도 하고 거리를 두면서 관계를 만든다. 홍범은 공간과 장소에 대한 기억에 대해 드로잉, 영상, 설치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그의 다섯 개의 움직이는 기둥들은 관객에게 놀라움과 흥미로움, 낯섦, 혹은 불편함의 감정을 불러 일으키며 관객을 그 기둥들의 관계 속으로 끌어 들인다. 결국 기둥의 안과 밖을 오가는 관객은 전시장 안에서 또 하나의 기둥이 된다.


*두산인문극장 2017: 갈등 소개
'두산인문극장'은 인간과 자연에 대한 과학적, 인문학적, 예술적 상상력이 만나는 자리다. '두산인문극장'은 2013년 '빅 히스토리: 빅뱅에서 빅데이터까지'를 시작하여 2014년 '불신시대', 2015년 '예외(例外)', 2016년 '모험'을 지나 올해는 '두산인문극장 2017: 갈등'으로 관객들을 만나고자 한다.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에 걸쳐 사회학과 인문학 등 각 분야의 강연자들을 초청하여 주제와 연결된 강연, 공연, 전시, 영화상영을 진행한다.
'갈등'은 생산적이다. 팽팽한 대립의 긴장에서부터 새로운 길이 탄생한다. 가끔 파국적 결과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체로는 역동적인 과정에서 생산적이고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니, 희망한다. 과정이 힘들어도 견딜 수 있고, 그 끝의 희망을 등불 삼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자연으로부터 무언가를 얻어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인간은 근본적으로 자연과 불화하지만 그 불화는 서로가 적응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무언가를 좀 더 차지하려는 인간들 사이의 갈등은 첨예하지만, 인간 사회는 본능을 넘어 대의를 지향하기 때문에 품위있게 갈등을 해결하고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곤 한다. 이제, 곧 의식을 갖게 될지도 모르는 인공물들과도 불화할 가능성이 높지만, 갈등의 드라마를 거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낼 것이라 믿는다. 따라서 갈등(葛藤) 해결은 갈등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칡나무(葛)와 등나무(藤)가 얽혀 더 굵은 줄기를 만드는 것처럼 새로운 국면이 떠오르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이것이 2017년 두산인문극장이 '갈등'을 찾아 떠나보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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